얼어붙은 수도관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더니 결국 예배당 건물의 수도가 얼어붙었다. 어느날 예배당 건물을 다른 행사와 장례식 때문에 다 비워둔 하룻만에 수도물이 얼어붙어버린 것이다.
물론 물을 조금씩 흘려 보내는 대비를 하고 있었기는 했지만 이날에는 그런 대비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주방에도 물이 나오지 않고,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는 불편함을 주일 예배에 참여하기 위하여 교회로 온 모든 성도들이 다 함께 겪으면서 우리는 다 함께 비상시국을 체험했다. 
평소에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들이 그것이 정작 없을 때에야 그렇게 소중한 것인줄 다시 깨닫게 된 유익함은 있었다.
겨울 물을 조금 구해서 주일 점심을 컵라면으로 때우고 화장실은 주변의 다른 건물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으면서 물의 소중함, 나중을 대비하는 지혜의 중요성을 깨닫는 정도의 유익함은 있었던 것이다.

물이 얼어붙은 다음에 구청에 신고를 하고 해동을 위한 일꾼들이 토요일 오후에 왔다. 주변에는 물이 얼어붙은 많은 가정들이 있었고, 그 많은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이 있었지만, 고마운 일꾼들은 특별히 교회를 우선으로 취급해 주기 위해서 다른 순서를 바꾸어 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토요일 오후 몇 시간의 작업을 했지만 얼어붙은 수도관의 위치를 잘못 잡았는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한 주일을 지나고 금요일이 되어서 다시 작업을 시작하고 겨우 물이 흘러나오게 했다.

얼어붙은 수도관에 다시 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용되는 일이었다. 작업을 하신 분들도 그 추위 속에서 땅을 파기도 하고 전기로 또는 스팀으로 수도관을 녹였다.

한번 얼어버리면 그것을 녹이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비록 이 수도관만이 아닐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얼어버린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금만 관리를 잘못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그리고 그것을 녹이는 과정은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한 마디의 말만 해도 그 마음을 얼어붙게 하지만, 그 마음을 녹이는 말은 수천 수만의 말을 해도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얼어붙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상의 지혜다. 그리고 얼어붙은 다음에는 1초라도 빨리 녹이는 작업을 하는 것이 효과적 작업이다.